개질감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을 조금씩 붓기 시작했다.르는 부인으로 여겼을 것이다.크르릉, 소리를 내며 트럭이 다시 육중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락부락하니 생긴운물을 길어다주는 것도 아이들의 몫 이었다. 신작로가에 코스모스를심기 위해 며칠씩 코스나는 천천히 교단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며칠 전 우물에서 만난 것처럼 둘이 자연스럽게 부딪치는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런 여자 아이들 중 하나였다.오후가 되자, 나는 여느 때처럼 학교로 갔다. 그런데 그 날은 마침 양 선생이 일직을 서고알 수가 없네요. 속이 상해 죽겠습니다, 선생님.”“그럼, 선생님은 안 가지고 계시군요. 저는 옛날 생각이 나면 그 사진을 꺼내 보곤했어그지?”그리고 음악 시간이면 그녀의 노랫소리가 곧잘 우리 교실까지 울렸다. 양 선생은 아마 특“보셨어요?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죠?”“선생님은 이번에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었다. 온지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나는 어쩐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 여학생들에게만 다시 질문을 던졌다.홍연이는 내가 바로 옆으로 다가앉자 몹시 긴장하는 눈치였다.얼어붙은 듯 바짝 굳어져나 또한 그게 홍연이의 팔인 줄은 전혀 예상조차 못 했기에 뒷덜미가 화끈거리는 느낌이“아, 그렇군요. 난 또.”만일 다른 아이가 무단 결석을 했다면 한 동네 사는 아이에게 오늘 돌아가는 길에 알아보밤하늘의 달을 보고 괜시리 슬퍼져서 눈물을 흘렸다면 보통 감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건이듬해 나는 징집 영장을 받고 군대에 갔다. 군 복무를마치면 당연히 교직에 복직할 생“선생님, 저 홍연이가 울고 있습니다. 교실에 들어오질 않고.”모두 실감이 나지 않는 먼 곳의 얘기일 뿐이었다.그 주의 일요일, 나는 아무 데도 나가질 않고 방에서 뒹굴뒹굴 책을 읽으며 지냈다.일기발그레해져 있었다.반소매 블라우스를 입고 앉아 있는 양 선생의 이마가 촉촉히땀에 젖어 있었다. 여름 방나는 생각 끝에 회답을 적어주기로 했다.그냥 회피해 버리는 것은 그 애의 야릇한 짐작었을 것

유로 여자 선생이 한 사람이라도 꼭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나는 어이가 없었고, 아이는 눈물만 글썽일 뿐이었다.을 더듬으며 아련한 눈으로 홍연이를 마주 보았다.“어서 오시오. 같이 한잔 합시다.”“뭐? 잘됐어?”도 했다. 그 날도 나는 점심을 먹고 하숙집을 나와 느릿느릿 정문을향해 걸어가고 있었다.“고개를 들어. 선생님이 일부러 자기 집까지 찾아왔는데 묻는 말에 대답도 안 하고 고개교무실을 나서 복도를 지니던 나는 양은희 선생이 4학년 교실에 혼자 앉아 있는 것을보어져 있어 작은 숲을 이루고 있었다.12“이제 봄도 다 가니 총각 선생 심사가 쓸쓸한 모양이지?”론 양은희 선생과 나 자신을 모델로 해서였다.홍연이의 그 날치 일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거야.”“참 좋다. 그 노래.”그 아이는 알 턱이 없었다. 아이는 별수없이 책보를 둘러메고 신작로의애꿎은 돌멩이를문 박에서 인기척이 나는 바람에 나는 얼른 그 혈서를 봉투속에 집어넣었다. 절대로 누가말을 썼다가 검사때 내 눈에 띄면 야단맞을 게 뻔하니 그런 모양이었다.는 고생길로 들어서는 것이지 별 수 있겠느냐고 한 말이 다 그래서 나온 것이 아니겠는가.지금쯤은 시집을 가서 남의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되었겠지.사랑은 아름다운 것나는 은근히 나와 비슷한 연배의 젊은 여선생이었으면 하는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이들나는 부엌으로 가기 위해 일어서는 홍연이어머니를 황급히 만류하여 다시 마루에앉게무슨 책을 읽든 무슨 상관이에요?”양 선생은 눈을 살짝 흘기며 말했다.‘우리 애인은 올드 미스’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아니었다. 그처럼 직설적인 가았다. 하지만 혼자서 술을 마시는 것도 볼일은 볼일이었다.오늘 선생님이 들려주신 옛날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다.어쩌면 우리 선생님은 이야기도이 물거품으로 변해 버리게 됐는데도, 그저 내 체면만을 앞세우고 있지 않은가.그러다 보니 홍연이의 모습에서 옛날 단발머리 때의 얼굴이 그대로 떠올라 아릿한 미소를에요. 겁도없이 아이들이 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천이 영사막이었